그룹명/자작시집

무제-횡설수설

시랑사랑 2015. 10. 28. 23:11

 

봄비에는 꽃이 피고

가을비에는 단풍이 지네

 

봄비에는 뭇 생명이 소생하는데

가을비에는 뭇 생명이 고개 숙이네

 

나뭇잎들 봄비에 푸른 기운 솟아나고

여름 장맛비에 억세지다가

가을비에 가슴 붉어지며 땅을 뒹구네

 

인생을 그 누가 알고 살으랴

미리 알고서는 재대로 살지 못하리

모르고 모르고 살아 갈 뿐

옆에서 하는 양을 보며 흉내내며 살아 갈 뿐

 

새끼를 누가 낳고 싶어 낳으랴

누가 새끼를 척척 키울 줄 알아 쑥쑥 낳으랴

남녀간에 괜히 끌려 몸 섞은 죄로

새끼는 태어나고 어쩔 수 없어 

버벅거리며 키우는 것을

 

고달퍼라 고단해라

그래도 자식 보고 

"결혼해라"

"새끼 낳으라"고 성화를 대는 것은

또 무슨 삶의 굴레인가

 

하늘의 별이라도 헤아렸기에

이지러지고 부풀어지는 달과 놀아봤기에

초원의 꽃을 보고 헤픈 웃음 흘려봤기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았던 것일까

 

  

  

 

 

 

 

 

 

'그룹명 > 자작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자뷰  (0) 2015.11.04
보이스 피싱  (0) 2015.11.04
대대손손  (0) 2015.10.27
똥차  (0) 2015.10.27
고백  (0)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