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이야기

병신과 머저리

시랑사랑 2011. 12. 27. 14:21

몇십년전에 소설가 이청준이 쓴 소설 "병신과 머저리"가 있다.

모자라는 형제가 서로 잘 났다고 우기고 싸우면서 같이 사는 모습이 한심해서 이웃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었다. 그런데 그 소설의 모티브가 그 당시에 외세에 의해 분단되고도 싸우고 반목하는 한반도를 상징한다는 소설의 후기를 읽고 상당히 불편하고 침울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한세대가 지난 지금도 한반도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은 답보 상태에서 국제사회의 마지막 분단국가의 못난이로 행색이 초라하다.

이 좁은 나라에는 민족의 화해를 이끌어 낼 용광로 같은 민족적 지도자가 그리도 없단 말인가?

남북한 모두가 아집과 욕심에 사로잡혀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형제애도 사라지고 기술적,시스템적 유연성도 없는 경직된 네탓 공방만으로 하세월을 허송하고 있다.

백성은 굶어 죽어가는 데도 핵칼을 휘두르며 허풍만 쳐대는 북한은 3대 세습을 하며 코미디언처럼 세계를 웃기고 있고 남한은 그동안 엄청나게 커진 자기의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여전히 어린아이 마냥 옹졸하고 인색하여 세계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구한말인가? 미국의 한 역사학자는 "한반도는 잘못된 크기로 잘못된 위치에 있다" 고 하면서 한반도의 불행한 역사의 근원을 그럴 듯하게 밝힌 바 있지만 근현대사 한반도 역사의 불행의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면 역사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의 잘못된 판단과 아집, 민중들의 분열과 성숙되지 못한 정치인들의 계속적인 등장이 더 큰 원인이 되었음을 절실히 알 수 있다.

어쨋든 북한은 항일 빨치산의 정통성으로 허물어져가는 국가를 아직까지 간신히 지탱하고 있고 남한은 친일파에 의한 국가의 장악으로 정통성이 더럽혀 졌지만 경제적 성장으로 그나마 정통성의 면피를 하면서 북한을 압도하고 있으나 포용력 부족으로 통일을 리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의 붕괴와 어부지리의 통일을 학수고대하는 남한의 어린아이 같은 근시안적인 부류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북한의 반발을 불러와 분단을 더욱 고착화 시킬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한반도 전체를 바라보고 북한의 입장도 충분하고 세세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면서 즉흥적인 시야가 아니라 몇십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을 확보하고 초당적으로 민족적으로 유연하면서도 성숙한 자세로 서로가 계속만나 서로를 닮아가는 노력을 통일이 되는 날까지 지속해야 할 것이다.

 

서로 질시하고 의심하며 삿대질만하는 병신과 머저리의 형제가 아니라 서로 인정하고 양보하며 포용하는 아름다운 형제의 칠순을 함께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