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잔치는 끝나고
시랑사랑
2016. 5. 26. 23:15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일까
'잘 살아보자'는 구호에 동원되어
수십년을 일 속에 파묻혀 살았는데
노후는 철없이 길어지고
손은 빈털털이가 되었네
많지 않은 한두 명의 자식들은
제 한 몸 살아내기도 벅차서 뒤뚱거리고
육십을 바라보는 마누라는
자기의 인생을 즐기겠다고 악을 쓰네
잔인한 자본은
노인들의 불쌍한 노동을
적선하듯 헐값에 부려먹고
한줌도 안되는 임원이란 작자들은
일반직원의 수십 수백배의 연봉을
당연한듯 갈취해 간다
이 나라에는 거지도 사라지고 있다
동전푼도 던져주지 않으니 구걸이 되지 않고
거지 노릇도 못해먹는 황무지가 되고있다
글쎄 이제는 모두가 멀쩡한 거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의 잔치는 끝났고
'잘 살아보세'의 찬가는 멈추었다
한바탕 도깨비 놀음에 휘둘리다
허허벌판에 내팽겨쳐진 초라한 빗자루
망연자실한 세월만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