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6. 6. 24. 11:33

 

내 이름이 그렇게 필요하시면

가져다 쓰십시요

선한 일에 쓰신다는데

평생을 변변치 못하게 살아

때로는 부끄러운 이름이지만

미련하고 겁 많은 몸둥어리 대신

그래도 나쁜 곳에 끼인 적 없는

순박한 이름 드리겠습니다

 

내 이름이 그토록 힘이 된다면

정의의 깃발 실마리라도 된다면

약자의 눈물 손수건 한 올이라도 된다면

세상에 이름 석 자 남기지 않아도 좋으니

내 이름의 사랑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