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겨울 석양
시랑사랑
2012. 2. 16. 20:21
겨울 저녁의 햇살은 가난하다
병든 늙은 엄니의 가냘픈 미소 처럼
그림자도 짙게 그리지 못하고
황량한 논벌판에
가는 실핏줄 같은 나무가지 그림자만
희미하게 누워 있다
한 낮 잠시 녹아 내리던 흙길이
이내 얼어 붙는 저녁의 귀가길
빛 바랜 금빛 들길이 석양녘으로
남 몰래 조용히 기어 들어간다
햇빛도 외로워라
추운 저녁의 들길에 홀로 뻗어있어
이따금 움추린 나그네 반가워도
붙들지 못하는 마음이 가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