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6. 8. 24. 16:43

저 억겁으로 흐르는

겁나는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꽃의 피고 짐은 찰나이리라

찰나랄 것도 없으리라

별의 탄생과 스러짐이 찰나의 시간일까

사무라이의 칼날은 찰나를 베일 듯 스치는데

영혼없는 일본군의 총알은 찰나를 뚫고 날아간다

조금 긴 찰나를 살아 온 생명의 진화를 죽이는데는

찰나이면 족하다 찰나도 과분하다

46억년을 견뎌 온 지구별이 50억년은 더 지탱해야 하는데

산업혁명 이후 만들어진 과학문명의 어설픈 비수에 찔려

고열을 피처럼 흘리며 죽어가는 찰나에 있다

저 억겁으로 펼쳐진 겁나는 우주의 어디에서

창백한 푸른 점에서 찰나를 살다간 생명의 찰나를

기억해 줄까 찾아봐 줄까 애도해 줄까

견성은 찰나에 날아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