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자본주의 초상
시랑사랑
2016. 8. 25. 16:18
모든 것을 먹어 치우고 있다
그대들 눈에 보이지 않는가
이미 거대한 공룡이 되어
거대해 질수록
폭식은 더욱 난폭해져서
양심이고 눈치고 절제 그 따위 없이
내 것 네 것 구분없이 모두 흡입하고 있다
보라
날마다 비대해져 가는 빌딩들
눈에 보이지 않는 공룡들이 낳은
황금알들이다
보라
이미 생태계는 무너져 황폐화 되고 있다
그 많던 우람한 숲들 숲의 장목들
그 숲의 사슴 노루 멧돼지 곰
그 귀여운 것들
모두 공룡에 먹혀 공룡이 되었다
공룡만이 우글거리며
공룡끼리 으르렁 대며 싸우는 세상
언제 하늘에서 거대한 별이 날아와
지구를 들이 받고
모든 거대한 것들을 박살 내는 날
하늘은 수천년 먹구름에 가리우고
지렁이 무당벌레 따개비
그 하찮은 것들이
새롭게 목숨을 키워가야 하는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