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거괴 이소사

시랑사랑 2016. 12. 7. 22:13

1894년 동학 여성농민군

22살의 경성지색

동학교도 모두가 존경하는 신녀

 

장흥 전투에서 패해 섬으로 탈출하다가

민병에게 체포되어

7일 동안 고문을 받으면서

양 허벅지를 도륙 당하고 허연 뼈가 보이는

산송장의 몸으로 나주까지 끌려 다녔다

 

21자의 요상한 말을 중얼거렸다고

신녀라면 고문을 이기는 신통술을 부려보라고

여자의 몸을 능멸하고 난자했다

'지기금지 원위대강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십지가의 예수보다

화형 당한 잔 다르크 보다

못지 않은 극한 고통을 당하고

이루지 못한 민중의 큰 꿈을 안고 절명했다

 

아무리 역적이라지만

여자를 참혹하게 난자한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할 일은 아니다

필시 악마가 씌여 악귀의 좀비로 광란했으리라

 

슬프다

그녀의 처절한 절명이

인간으로서의 악행이

인간끼리의 살륙이

 

저 넓은 한울에서 영원히 평안하소서

 

(한겨레신문 곽병찬'의 향원익청 요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