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6. 12. 28. 22:51

하늘에도 암초가 있는가

하나 같이 나무들은

가지를 곧게 뻗어 올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비틀고 휘어지면서

힘들고 괴롭게 하늘길을 찾아 올라간다

그 흔적 애써 감추지 못하고

동지 섣달 추운 하늘에 헐벗고 서있다

 

어디에든 슬픔이 없으랴

신전에 무릎 꿇으면

더욱 깊은 곳에서 눈물이 솟아 오르는 것을

삶의 본질은 차라리 고통일까

생명은 고단한 여정을 갉아 먹으며 사는지 모른다

살아 있기 위해서

그 모든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

목숨은 간난고초 속에서 흐느껴야 하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