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2. 7. 10. 01:12

 

이 땅에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언감생신 사치이다

누구들은 욕심없이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하품나게 말하지만

이 땅에서 평온하게 소박하게 산다는 것은 철딱서니 없는 베짱이 노래 일 뿐이다

질기고 악스럽게 살아내야만 간신히 목구멍에 밥덩이를 넘길 수 있는

그악스런 세상에서

정결하고 정다운 마음으로 산다는 것은 백면서생의 유체이탈 가르침 일 뿐이다

서민들의 마음 가난한 삶을 지켜 달라고 뽑아 준 권력자들은

그들의 재력을 키우고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

 

이 지구의 어느 짐승들이 후손들을 위해 먹이를 비축하는가?

오직 인간만이 후손의 후대에 이르도록 축재와 비축에 혈안이 되어

동류의 인간들 끼리

빼앗아 금고에 백년천년 감추고 쟁이고

빼앗겨 죽고 죽이고 자살하고

애비 할애비의 남은 알량한 찌꺼기 까지 탈취해 달아난다

심지어 다른 짐승들 마져 죽이고 훔쳐간다

 

땅속 바다밑 까지 훌터내고

이제는 우주의 별 까지 따내려고

모기 같은 우주선 막막한 허공에 쏘아 날리고 있다

 

누가 평안하게 살려 하는가

이 땅의 서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이 되도록

제대로 앉지도 쉬지도 못하면서 모든 궂은일을 떠 맏아 하지만

소득은 언제나 눈물만큼이나 짜다

이 땅의 절벽에서 밀려나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민이라는 인간류는 

생존을 저당 잡히고 21세기의 임금노예로 전락 하였다

 

어느 젊은 처자가 자기의 노년이 청소아줌마 박스할머니라고 생각이나 할까

어느 젊은 총각이 자기의 말년이 지하철 노숙자라고 상상이나 할까

그러나 세상이 발전 할 수록 잉여와 루저는 오히려 더 많아지고

밤하늘을 반짝이며 솟아 오르는 마천루가 늘어 갈수록 인간들은 개미가 된다

 

에덴동산 한가운데 사과나무는 재앙이었다

하와가 금단의 과일을 베어 먹은 이후로 

뉴턴이 땅에 떨어지는 사과를 발견 하기까지

튜링이 독이 든 사과를 베어 먹고 죽어 나가기 까지

밝아진 눈은 교활의 극점에 다다르고 있다

 

아둔한 사랑은 없고 철저한 효율만 있는 기계적인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