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아름다운 지옥 ㅡ임동준 청년을 기리며
시랑사랑
2017. 9. 30. 21:24
성실한 청년이었다
어려서 부터 컴퓨터에 재능이 있어
청년이 되어서는
프로그램 개발 기술자로
자립하고자 무던히 애를 썼던
이 땅의 꽃다운 이십대 였는데
아! 성실이 병이런가
높은 월급에 해외근무를
낚시 밥으로 던진
태국의 불법도박 개발
한인조폭에게 걸려들어
아름다운 휴양지 파타야 인근의
호텔에 감금되어
불법도박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계속 된 폭행을 당하다가
차 안에서 걸레같은 죽음을 당하였다
아! 희망에 들떠 갔던 태국이
지옥 악마의 아가리인 것을 알고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무서웠을까
그 지옥에서도 엄마가 놀랄까봐
잘 있다고 전화를 할 때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서러웠을까
감금 된 호텔 창 밖으로 바라보는
파타야의 바다는
얼마나 낯설었을까 쓸쓸했을까
무참히 뭉개져 숨을 거두는 순간
차창으로 바라보는 바다는
반짝였을까 울렁였을까
젊은 나이에 참담하게 퇴출당한
성실한 청년 임동준
이런 더럽게 아름다운 지옥말고
정말 희락이 있는
찬란한 천국에서 활짝 웃으며
의롭게 영원하기를
미안한 마음으로 기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