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열매
시랑사랑
2017. 10. 17. 22:47
당신 꽃자리에
감히 내가 들어가 앉은 후로
당신은 미련없이 꽃잎을 벗고
염치없는 나를
품어 키우셨습니다
모진 비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꼭 붙들어
여름 내내 땅 속을 헤집고
흙진을 뽑아 올려 젖을 물렸습니다
이 가을에 너무 커버린
나를 당신은 붙잡지 못합니다
가슴 속에 당신의 씨앗 품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떠나 갑니다
다시 당신의 꽃을 피우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