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부평초 - 실향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시랑사랑
2012. 7. 20. 03:03
아 !
어쩌다 내가 물 위에 떠 있을까
가는 뿌리 아무리 내려도
견고한 육지에 닿지 못해
시린 물살에 하염없이 흔들리고
물 밖의 잎파리들은
언제나 일렁이는 물결에 늘상 어지러워
여기가 본향인지 타향인지 분간이 안되네
아 !
나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몸은 철조망에 가로막혀 수백리 타향이건만
혼백은 나도 모르게 고향집 어머니를 찾아 헤멘다
처자식과 함께 밥을 먹는데도 마음은 고향집 밥상에 가 있다
아 !
헤어져 떠도는 육신과 영혼이 너무나 괴로워
서로가 서로를 애타게 부르고 부르지만
혼백은 사무치는 고향 하늘에서 돌아 올 줄 모르고
육신은 하릴없는 들짐승 처럼 낮선 들판을 방황한다
아 !
석양을 등지며 임진강을 건너는 기러기떼야
나의 영혼 홀로 머무는 고향집 언덕에
나의 허한 몸을 실어다 내려 줄 수 없겠니
묵직한 영혼 빠진 헛 껍데기 육신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