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포도
시랑사랑
2012. 8. 6. 23:15
여름의 눈부신 햇볕을
한 껏 빨아들인 블랙홀 들이
덩쿨 잎파리 밑 그늘에 숨어
뭉클하게 여물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보았으나
함부로 말하지 않는
너의 검은 눈동자는
나의 눈동자를 깊이 끌어들이고
서로 마주 볼 필요도 없는 밤으로 간다
팔월의 그늘이 짙어지는 오후
숙성이 오래도록 오늘을 기다려 온
진홍색 와인을 기울이며
포도알 같은 그대의 눈동자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