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미안하지 않은가

시랑사랑 2018. 4. 20. 08:30

이 봄에

고작 미세먼지나 만들어

뿜어대는 인간들은

꽃들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잘 흐르는 강물을 막아

썩어 문드러지게 만드는

토건족들은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가는

물고기들에게 죄송하지 않은가

 

수십 수백년을

푸른 하늘을 지켜주던

장목들을 베어 넘기는

개발족들은

숲에서 쫒겨나 허둥대는

못 짐승들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해마다 동물의 각을 떠서

제단에 올리고 죄를 떠넘기던

수수천년 죄인들은

어린양과 소들에게 송구하지 않은가

 

그대들 살면서 저지른 허물

수미산을 넘어서는데

언제 그 산을 돌아 극락에 가려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