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2. 8. 13. 21:59

 

나는 사람의 소리가 싫다

사람의 노래소리가 싫은게 아니라

 

사람의 오토바이 소리

사람의 자동차 소리

사람의 비행기 소리

사람의 기계 돌리는 소리

 

백년전만 하여도 없던

쇠붙이의 이빨 갈아대는 소리가

시공을 점령하고

자연의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짓이겨 버렸다

 

어떤이들은 그 소리들이 문명이 살아있는 소리라고

흡족한 웃음을 흘리며 담배 파이프를 빨아댄다

 

아메리카인들이 패스트푸드를 먹고 느려터진 하마들로 진화 할때

아프리카인들은 문명의 온난화 세례를 받고 말라 비틀어진다

 

백년전의 시작이 있었던 것처럼 언젠가 끝도 있겠지

문명의 심장 모타의 톱니바퀴가 모두 멈추어 버리는 날

세상은 썩은 물소리, 숨막히는 더운 바람만 정적을 달래고

생명들의 심장은 구멍이 나서 모두 쓰러지는 날

거기에는 갈색나무 몇그루 녹슬은 듯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