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8. 7. 21. 20:42

내가 시원하자고

틀어대는 에어컨에

실외기는 열풍을 밖으로 뿜어

밖은 찜통 더위로 몸살을 앓는다

 

해마다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열돔 불가마가 되어가는 지구에서

우리는 에어컨을 틀며

언제까지 버티며 살 수 있을까

 

에어컨과 열풍의

경쟁적인 상승작용은

마주 달려오는 열차가 되어

언젠가 처참한 파국을 맞이 할 것인가

 

두렵다

내년이 두렵다

내 후손들의 여름이 두렵다

 

미안하다

이미 태어난 손자들에게 미안하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에게 미안하다

 

괴롭다

지옥이 되어가는 지구가 괴롭다

불지옥이 되어가는 여름이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