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각인
시랑사랑
2013. 2. 1. 10:38
한걸음에 도장 하나씩 찍어 주어야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다.
결코 허투루 길을 내어 주지 않는다.
청구서 마냥 펼쳐진 길을
왼쪽 오른쪽 번갈아 가며
하루에도 수천개의 도장을 찍어 주고
빚을 갚 듯, 빚을 얻 듯
일상을 부지런히 꿰메어야
가까스로 일용 양식을 받아오는 저녁
집에 오면
아내의 두발은 미싱 발판에서 너울 춤을 춘다
미끌어지는 옷감 위에서 바늘은
제자리 높이 뛰기 퀵 퀵 댄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