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9. 1. 26. 23:26

세월의 바람에

머릿결은 허다하게 날려가

머리에 몇 가닥 흰 빗살무늬 그려놓고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는 입으로

얼이 반쯤 빠져버린

 

촛점 잃은 눈은

이승 너머의 저승을 바라보고

 

그 대책없는 무너짐은

걸음마 이전의 단계로 퇴보하는

발걸음 사이로

시시각각 진행되고 있다

 

삶의 반은 이미

저 세상에 가있고

죽음의 반을 야윈 등에 업은 채

반쪽 삶을 핍진하고 있다

 

세상이 점점 낮설어지고 있다

세상에 처음 왔을 때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