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파멸
시랑사랑
2020. 2. 9. 01:23
점점 머리는 빠지고 볼은 들어가고
볼품 없이 추하게 늙어간다
결국 이렇게 늙어가는구나
하늘을 찌르는 아파트에서 살고
매연과 소음 가득한 도로를 헤매고
미세먼지 낀 날들이 보통이고
미세먼지 없는 날이 고마운 시대
해마다 신종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수백명이 죽어나가고
길거리에는 마스크 낀 사람들로 가득한
기이한 풍경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이상하고 비정상으로 보이는 시대
뭔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비천해 보이기까지 하는
마스크 대 유행의 이상한 시대
결국 세상은 이렇게 망해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