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비야 비야

시랑사랑 2020. 9. 2. 14:00
비야 비야
성내지 말고 천천히 내리거라
네가 성내고 쏟아지면
산이 무너지고 강이 터진다
네가 성내고 휩쓸면
가련한 미물들 순식간에
쓸려 죽어나가고
고단한 몸 뉘일 집들 절단난다

비야 비야
성내지 말고
봄비 처럼 가을 비 같이
속삭이듯이 찬찬히 내리거라
네가 성낸다고
어디 나쁜 사람들 정신 차리더냐
악한 인간들 죽어 나가더냐
힘 없고 애먼 사람들만
공연히 비명횡사 하더구나

그러니 비야 비야
네가 성낸 죄가 적지 않구나
그저 도란도란 내리는 비가
좋은 일 하는 거란다
나쁜 놈들 없애려고 성내지 말고
착한 사람들 도와주는 이쁜 마음 쓰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