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20. 9. 6. 20:47
나 어릴 때는
모든 것이 自動인 줄 알았다
엄마 아빠도 자동으로 만나고
나도 자동으로 생기고
아빠는 자동으로 돈 벌어오고
엄마는 자동으로 밥 빨래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도 자동으로 뛰어 놀다가
자동으로 배가 고파
자동으로 밥을 퍼먹었다

세상 일이 자동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기 시작한 것은
내가 자동으로 학교를 가서
공부를 하는데 자동으로 되지 않고
시험 공부는 더더욱 자동으로 안되었다
몸이 부대끼듯 공부를 해야
조금 시험을 잘 볼 수 있었다

물론 사춘기에 내 몸은
나도 모르는 사이
자동으로 쑥쑥 크고
자동으로 목소리가 굵어지며
수염이 나고 몽정을 했지만

그 외에는 세상 일이 자동이 아니었다
엄니 아부지 부터
녹슨 몸을 힘겹게 부리며
숫제 수동으로
일을 하고 밥을 차렸다

수동으로 일을 하다가
짜증이 나는지
두 분은 티격태격 많이도 싸우셨다

아이고 세상은 수동 이었구나
하늘의 해와 달과 별은
어김없이 자동으로 뜨고 지는데
인생은 왜 이리 수동으로 만들었냐?
하나님이 실수 했네

태초에 하나님은 말씀으로
우주를 창조했다는데
말씀만 하시면
하늘 땅 바다 해 달 별
식물과 동물 사람이
알아서 자동으로 생겼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세상만사를 自然이라고 하는데
어찌 인생은 깡그리 수동 이냐

게다가 예수님은 한 술 더 뜨셨다
'일 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아라'

아이구 죽었구나
평생 일복 옴팡 터졌네
그런데 이제는 할 일도 없어
모든 일을 기계가 다 해버리니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