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3. 6. 23. 23:53

 

 

다 함께 가난했던 옜 시절에는

집집마다 금송아지가 있었다

 

어디 밖에서 쉽게 기죽지 말라고

짐짓 허름한 남루를 들키지 말라고

집집마다 깊은 곳에 자존신(神)이 있었다

 

비록 배는 홀쭉하고 눈은 쾡 하였지만 

그 빛나는 신을 모시면서

이웃들은 더불어 당당하게 어울리고

객적은 너스레 웃음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누구네의 금송아지를 보았다는 사람은 없었다

너무도 귀하여

함부로 밖에 내보일 수가 없어서

점점 안으로 숨기고 감추다가

마침내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들어 앉았다

 

자본이 주의가 되어버린 이제는

영혼이 허전한 여인들이

금송아지가 현신하신 명품 가방을 모셔 들고

거리를 째지게 활보하고 있다

더 이상 입으로만 우상을 증거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