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나무에게

시랑사랑 2013. 8. 30. 22:57

 

 

나무야 나무야

갸륵한 나무야

 

평생을 한번 앉아 보지 못해도

휘어지지 않고 굳건하게 서있는 나무야

 

너무 입바른 사람들은

목석 같다고

나무를 바위와 동급으로 불러대지만

 

깊은 눈이 있는 자들은 안다

 

일생을 서서 사는 나무가

날마다 땅밑으로 하늘위로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키워가고 있는지

 

안으로

등걸 같은 기둥 줄기로 맑은 피 뽑아 올려

밖으로

얼마나 싱싱하고 탐스런 실과를 키워내는지를

 

어디로 도망 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자진하여 쓰러지지도 않고

 

나무여 나무여

거룩한 나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