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바늘

 

 

시간 마다 만난다

시간 마다 한 몸이 된다

 

큰바늘 머언 시간의 굴레를 돌아오면

작은바늘은 품고 다독인 한시간을 낳는다

 

마침내 열두시간을 분만하고

바늘 한쌍 포옹하며 기도 올릴 때

종소리는 열두번 장엄하게 시공간을 울린다

 

뿌리를 함께 한 시계의 동력이 다하는 순간

바늘은 달리던 위치에서 헤어져 죽음을 당하는 데 

 

한날 한시에 한몸으로 영원히 멈추어 선

행복한 시계바늘은 세상에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