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살생
시랑사랑
2013. 10. 1. 22:37
저 초원에서 날마다
생명은 생명을 먹고 생명을 낳는다
흙이나 돌은 생명의 양식이 아니므로
생명만이 생명의 양식이므로
어쩔 수 없이 생명은 생명을 잡아 먹으며
무안하고 부끄러울 뿐
어쩔 수 없이 생명이 생명에게 잡아 먹히며
두렵고 서러울 뿐
오늘은 어떤 생명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내일은 어떤 생명에게 목숨을 잃을지라도
생명이 있는 한 목숨사냥에 목숨을 다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