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3. 10. 9. 19:05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

 

가는 허리 살랑거리는 양귀비

하늘로만 고고한 노송

초원을 제압하는 사자의 이빨

 

바위마저 콘크리트 까지

긴 시간 갈라지고 부서져내려 흙 속에 파묻힌다

무쇠마져 영영 녹슬어 흙으로 스러진다

 

 

아무리 하늘로 돌아가리라고

노래하고 애원하여도

하늘로 증발한 목숨은 없고

 

어머니 젖가슴 같이 뭉클한 흙에서

모두가 흙으로 하나가 된다

 

다음에는 무엇으로 흙을 뚫고 나올지

 

키 작고 여린 풀 꽃

귀엽고도 안쓰러운 어린사슴

강가를 뒹구는 조약돌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