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비 오는 날

시랑사랑 2013. 10. 13. 23:09

 

 

유리창이 울고 있다

 

아무런 색깔도 없어

속이 다 보이고

속이 전혀 보이지 않는

 

없는 듯한 유리창에

맑은 유리눈물 흐르고 있다

 

몸색을 다 지운 유리창은

쏟아지는 햇살 거르지 않고 관통 시켰다

밖의 세상 가리지 않고 다 보여 주었다

온 몸으로 비바람 막아 내었다

 

하지만

언제나 밤이 되면 커튼 밖으로 밀려나고

어둠은 유리창을 통째로 삼켜 버린다

 

색깔도 없는 밤비를 맞으며

유리창은 울고 있다

아롱지는 유리뺨에 지렁이 눈물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