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폐지 줍는 노인

시랑사랑 2013. 10. 16. 20:41

 

 

폐지가 불쌍하여 줍는다고 했다

 

알맹이 다 털리고

껍데기로 쓸쓸하게 길을 뒹구는 것이

영 보기싫어 거두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에는 영영 폐지되지 않는

고전의 말씀을 가슴판에 새기라고

다독이면서 고물상에 넘긴다고 했다

 

사실은

기초연금 받으면서 나라 곳간 축내는

세상을 잘 못 산 노인이 되지 않으려고

숨이 폐지되는 순간까지 폐지를 주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