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들의 언변
어제는 친구들과 놀다 집에 오고자 밤늦은 시간에 같은 방향 친구와 택시를 잡아탔다.
미국에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어렵게 마련한 집을 날리고 도망치듯 귀국한 다른 친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택시기사가 끼어들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상당히 입담이 좋은 사람 이었다.
여러 이야기 끝에 우리나라 대출금리가 너무 싸서 가계대출이 많아 졌다면서 대출금리가 10%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왜 10% 인지는 모르는 것 같았는데 경제학적 금리 결정구조가 경제성장율+물가상승율인 것을 반영해서 나온 금리를 누군가에게서
듣고 하는 이야기 같았다
2010년 우리나라 성장율이 6%이고 물가상승율이 4% 이니 공식에 의한 산출금리로는 10%가 맞는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 금리가 2~3%만 더 올라도 가계대출 연체자가 속출하고 아파트 경매물건이 쏟아지고 그나마 침체한 부동산이 폭락 할 텐데
급격한 금리 인상은 너무 위험하고 특히 가뜩이나 재무구조가 어려운 중소기업에게는 기업의 생사가 걸리는 문제이며
해외자본의 국내유입을 불러와 환율의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 되는 등의 부정적 요인들을 설명하여 주었다
현재 금리는 쉽게 오르내릴수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였고 이러한 것은 지난 수년간의 저금리 정책과 부동산 투기심리가 어우러져 누적된
부정적 결과물이며 오늘의 금리상승의 피해자로 전락한 사람들은 대부분의 서민들과 중소기업들이다
그래서 금리인상은 최근 3년간의 경제성장 과실의 분배에서 소외된 계층, 즉 서민과 중소기업에게 한번 더 주먹을 날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나 택시기사는 언제까지 구조조정을 미룰 것이냐며 엤날에는 전쟁이 있어서 죽을 놈은 죽고 살놈은 살고 해서 다시 시작했는데 현재는
전쟁 대신 경제적 구조조정을 해야 경제가 다시 활성화 되고 자연도 태풍이 불어와 대지를 청소하고 바다물도 뒤엎어 산소를 공급하여
수산물이 풍부하게 된다고 반론 하였다
택시기사의 구조조정 이야기가 너무 고민없이 남 애기 하듯 반론하는 데는 듣기가 저으기 부담 스러웠다
그래서 대출 많은 당사자들의 입장은 어떻겠느냐고 그들의 입장을 헤아려 볼 것을 주문 하였다
토론 도중 중간에 내리는 친구가 있어 나도 그냥 같이 내리고 말았다
택시기사의 언변과 주장이 강하여 괜히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불살생으로 때로는 귀찮은 미물도 함께 산다는 데 글쎄 같은 인간끼리 서슴없이 전쟁과 구조조정을 거론하며 세상을 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주 혼동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시간 이었다
정글자본주의,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는 성장의 한계와 자본의 글로벌 이동성으로 주기적인 금융,부동산의 버블을 조성하고 폭락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구조조정이라는 미명으로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들을 파산의 지옥으로 날려버리고 그들이 남긴 부동산과 주식을
헐 값에 쓸어 담으며 또다시 탐욕의 기회를 엿보는 하이에나와 같다
2007년에는 택시를 타면 노무현 정부가 서민을 위해서 해준게 없다면서 다음에는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택시기사의 말을 많이 들었다.
그 때 그러면 서민을 위한 정당이 어디인지 찾아보고 투표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곤 했었다
작년 엔가는 다음 대통령은 박근혜가 되어야 겠지요? 하고 말하는 택시기사를 많이 만났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 후보들에 대해서 깊이 알아보고 이야기 하는 것인지는 알수 없었다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정치의식과 비례 한다는데 오늘도 택시는 우리 국민의 의식을 형성 하며 도로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