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폐가
시랑사랑
2015. 1. 30. 00:33
오래 된 집은 사연이 많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눈물과 웃음을 나누며 살다
차례로 어디로 떠났는지
아직도 떠나지 못한 영혼은
어느 다락방 헛간에서 자고 있는지
불 꺼진 방의 음습을 몰아내려
내 밷는 헛기침이 무겁게 깔리는 데
벽 마다 얼룩진 무늬는
추상화 처럼 어렵기만 하고
삐걱이는 방문들은
저마다의 신음을 토하며 열린다
오래 된 집은 비워 둬야 한다
방안 가득한 사연들이
도란거리며 속삭이며
외지의 귀신들도 와서 살도록
오랜 집의 마당에는
사연 많은 잡풀들만 비 온 뒤 무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