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전생
시랑사랑
2015. 3. 9. 10:22
나에게 전생이 있어
이생이 전생의 거울 이라면
자그마한 위로가 되네
내 이생의 삶이 비루하여도
내 화려한 전생의 죄업을 갚는 중이라면
애써 참아내야 할 용기가 나네
오늘의 외로움 눈물 슬픔이
전생의 철 없는 웃음과 기쁨을
반추하는 시간이라면
조금은 덜 억울해 하며 견뎌내야지
햇볕의 뒷 켠에 응달이 지듯
머지않아 햇님이 돌아다보면
언젠가 햇살 가득 양달 뜨겠지
나에게 전생이 있어
이생이 전생의 보응이라면
조심스레 겸손해 지네
내 금생의 부귀영화가
내 전생의 각설거지 배고픔을
달래주는 응보의 시간이라면
참말로 자숙하며 베풀어야 하네
우는 자에게 웃음을 나누고
낮은 자들과 명예를 함께하며
내 앞에 주어진 내생을 준비해야지
내생을 기약하며
원망의 말 한마디도 씹어 삼키며
이생의 간난고초 비천함을 인내나게 참아내는
불가촉천민의 오체투지 고행
아! 그들을 위해서라도 전생은 몰라도
내생은 꼭 있어야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