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을 생각함
동물들도 토론을 할까
모르겠지만 아마 간단한 대화는 하지 않을까
사람은 원시시대 부터 벽화를 그리면서 예술을 발전시켜 왔다면 당연히 예술적인 대화에서 시작하여 점점 고도화 된 토론의 경지를 넓혀 왔을 것이다
거의 삼천년 전의 고대 그리스 아고라에서는 밤낮 없는 토론을 통하여 고대 민주주의를 이룩하였고 지금도 그때의 민주적 원형을 토대로 토론과 민주주의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말은 그 사람의 생각과 됨됨이를 표출하는 것이지만 토론은 그 사람의 신념과 가치, 이론과 실력을 파악 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에 현대의 민주국가에서 지도자를 선출 할 때는 예외 없이 토론회를 열어 열띤 격론을 벌이는 것이다
물론 토론의 효율성과 적시성을 따져보면 토론 참가자와 청취자의 성향이 십인십색으로 최상의 합의를 도출하기 보다는 서로의 적대감과 이질감을 확인하고 결별하는 아쉬움이 많지만 그러한 토론의 취약성 때문에 토론 자체를 멀리하고 회피 한다면 인간성은 퇴화되고 동물과 같은 단계로 추락할 것이다
토론은 말의 꽃밭과 같다. 토론을 통하여 다양한 생각, 아이디어를 교환 할 수 있으며 그 가운데 또 발전된 사상과 아이디어가 생성되어 무한한 인간 정신의 발전을 도모 할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민주적인 토론을 거쳐 선출된 지도자는 토론이 활성화 되는 사회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일 개인의 생각은 나뭇잎 한 개와 같이 단순 할 수 있지만 그 생각이 무수히 모이면 무성한 한 그루의 나무를 키워 내고 그 나무들이 모이면 울창한 숲을 이루며 그 숲에는 각종의 꽃이 피고 각양의 동물들이 뛰어 놀며 생태계의 거대한 우주를 이루어 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토론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알 수 있고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다.
그러므로 활발한 토론이 없는 사회는 배움이 거세된 사회이며 멍청해져 가는 사회이며 결국에는 정신이 병들어 육체까지 좀먹는 사회이다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는 것은 육체적 건강을 위한 신체운동 못지않게 정신적 건강을 위한 사색과 독서와 토론이 병행되어야 하겠다
그러나 토론이 없는 생각과 독서는 외골수에 빠지기 쉽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토론 문화가 위축되어 있다
무슨 불문율 처럼 '사람들 모임에서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하는 게 아니다' 라는 말이 회자 되는데 그런 주제는 사람들을 싸우게 만들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생긴 요상한 말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 인간 삶의 근원이 정치와 종교라고 보면 모든 토론의 중요한 주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데 거꾸로 금기가 되는 것은 그만큼 토론에 서툴거나 일부의 강요된 생각이 토론의 분위기를 억누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직장에서도 정치,종교적인 견해를 드러내다가는 윗사람에게 혼나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는 지청구를 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경직된 현실이다
토론에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자기만의 아집에서 벗어나 공동체 전체를 바라보며 진정한 마음으로 토론에 임하다 보면 스스로의 한계와 부끄러움에 겸손해 질 수 있고 사람들의 다양성에 매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의 설익은 의견을 경청해야 하는 인내심과 관용의 정신도 함께 기를 수 있어서 민주시민의 자세를 덤으로 배양 할 수도 있다
우리 나라도 저녁이 있는 사회가 되어 맥주 한 잔 나누어 마시며 토론의 백화가 만발하는 멋진 나라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