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맹인
시랑사랑
2015. 9. 7. 17:49
내일이 보이는가
눈을 밝히고
불을 밝혀도
한 치 앞의 시간도 보지 못하는
철저한 시맹(時盲)
어떤 암초가 있는지
어떤 불운이 기다리는지
예견하지 못하고
깜깜한 시간을 더듬어 갈 뿐
안개 속 강물처럼
시시각각 흘러오는
시간의 현재만을 들여다보며
무사한 안일에 젖어있는
그대의 뜬 눈은 촛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