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잔인한 식사

시랑사랑 2015. 9. 17. 11:12

 

돋친 가시를 온 몸에 뒤집어 쓰고

꼭 꼭 숨긴 밤을

발로 짖밟아 으깨고

부지깽이로 파헤쳐

기어이 꺼내 먹는 행실

 

두개골 보다 딱딱한 껍데기 안에

단단히 숨긴 호두 알을

바위 위에 올려 놓고

쇠망치로 내려 쳐 깨 먹는 행위

 

속의 뼈를 모두 밖으로 밀어내 펴서

철갑으로 도배하며

고소한 속살을 감추인 꽃게를

가위로 토막내고   

이빨로 아작내면서

마지막 살점까지 핧아먹는 식탐

 

그렇게 먹고 나서야

포만감에 베어 나오는 웃음이

너그러워 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