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5. 11. 14. 16:16

이 가을에 나무들은 무슨 사연으로

붉은 옷을 벗어 발아래 내려 놓는가

몸체에서 떨어져나와 

산산이 흩어져 뒹구는 옷조각을

주워 모아서

깁고 기우고 누비고 누벼서

한 벌의 겨울옷을 해 입고 싶다

 

겨우내 바스락거리는 나무의 노래들으며

포근한 속삭임 온 몸으로 느끼며

나무의 영혼에 감싸이고 싶다

 

벗은 자에게 걷옷 한 벌 입혀 주지못하는

가난하고 추운 마음으로는

가을저녁에 옷 벋는 나무의 거룩을 가늠 할 수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