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5. 12. 12. 21:16

나 죽으면 하늘로 보내지 마라

 

깊이 깊이 땅을 파고

뼈를 묻어

하 많은 세월

아득한 어둠 속에서

눌리고 눌려

한 장의 암반이 될 수 있도록

 

소망 하기로는

수수 많은 시대의

분노와 억압을 견디고 견뎌

어떤 압력이나 겁박에도

깨어지지 않고 변색되지 않는

한 조각의 금강석이 될 수 있도록

 

아니면 어설프게 묻지마라

 

방 한 칸 만큼의 장작 위에

쉬이 상하는 육신을 올려 놓고

우주를 밝힐 불을 지펴

치열한 불꽃 아래

몇 방울 혼의 눈물 떨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