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시간이 기가 막혀
시랑사랑
2015. 12. 27. 21:40
싫컷 놀고 먹고 자고
일하고 싸우고 사랑하고 나서
연말이 되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시간이 참 빨리 간다" 고 푸념 한다
물에 빠진 놈 건져주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더니
빚쟁이가 자기 쓸 것 다 쓰고
'돈 없다' 오리발 내민다더니
말 없이 무한히 흐르는 시간이
연말 동네 북인가
자기의 못 다한 책임을
시간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기야 시간이 빨라지고는 있다
우주의 팽창 속도가 가속도로 빨라 진다고 히니
이제 점점 게으른 별들은
저만치 시간의 꽁무니에 매달린 깡통처럼
허덕대며 시끄럽게 끌려오겠지
아인쉬타인이 시간을 추월해 보려고
그렇게 안간힘을 썼는데
사람들은 시간이 빠르다고 쉽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