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설악산
시랑사랑
2015. 12. 28. 13:51
무거워 지고 싶다
바위 만큼
입을 다물고 싶다
바위의 없는 입처럼
어떻게 올라갔는지
알 수 없는 흔들바위는
울산바위 밑에서
흔들리는 체면을 지키고 있다
말 처럼 가벼웠으면
어찌 여기 설악을 지킬 수 있었으랴
삼켜진 말은 사연이 되고
바람에 날리는 전설이 되어
벨 듯이 바위를 내려치는 칼바람 앞에서
터지는 비명 못내 참으며
웅 웅 거리는
하늘 소리를 낼 뿐
눈 덮인 바위 계곡은 입이 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