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6. 1. 4. 06:48

내 가슴에 맺힌 병이 있어

거대한 우울에 빠져있네

인간을 짐짝처럼 부리는 세상에서

아니 짐승처럼 사육하는 나라에서

우리의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심대한 걱정과 염려에 밥맛이 없고

철없는 웃음은 사라져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우국병에 걸렸네

 

어쩌다가 이 세상이 쓰레기통이 되어가는지

자본주의가 과잉생산을 시작하면서

덩달아서 온갖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쓰레기산이 가나안 땅 인양

떼로 날으며 먹이를 찾는 갈매기들

 

북극은 녹아내리고

설산은 하얀 얼룩이 사라지고

적도는 성난 홍수에 몸부림치는

열병이 걸린 지구에서

우리의 자식들에게 새끼를

낳으라고 할지 낳지말라고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속이 메스껍고 가슴이 답답한

종말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