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1. 11. 22. 23:46

넋빠진 풍선처럼

하얀 비닐봉지 허공을 날아간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힘 없이 지상에 끌려가다

바람에 놀란 듯이 날려 올라 너울거린다

 

어디로 가야 할까

하늘은 너무 넓어 길은 없는데

떠 가는 곳 마다 길이 되어 준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고

아무도 붙잡으려 달려 오지 않는

자유로움이 오히려 버겁다

 

비가 온다

굵어져 오는 빗줄기에 두들겨 맞아

아스팔트 생바닥에 패대기 당하고

터진 창자 처럼 밟혀 찢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