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펭귄
시랑사랑
2016. 1. 21. 00:01
지구의 허리에서 밀리고 밀려
지구의 발치에서 하얗게 얼어버린
빙토에서
역시 지구의 초원에서 쫒기고 쫒겨
천년의 설움이 쌓이고 쌓인
지독히도 허허로운 백토에서
거적대기도 없이 마냥 서서
발을 동동 거리며 생을 뒤뚱 거리는
귀엽고 불쌍한 목숨들이 벌을 받는다
문명한 세상의 한 복판에서
또는 변두리에서
성역인지 또는 감옥인지 모를
그와 같은 마음과 몸가짐으로
세상과 결별하고 또는 격리되어
죽어가며 살아가는 영혼들이 있다
오직 무채색으로 온 몸을 감싸고
유채색의 욕심은 제거한 채
고개를 숙이며 하늘바라기만 하는
수만리 떨어진 두 대륙의 존재는
서로 만나지 않고도 용케 닮아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