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사랑 2016. 2. 16. 12:23

그 분지에는 정월대보름이 되면

철새의 군무처럼

온통 회색의 하늘 아래에서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온 종일 분지를 휘휘 돌고있는 것을

보노라면 은하계가 축소되어 내려앉는 것 같았다

별이 되지 못한 눈들이

철새라도 되고 싶어 안간힘으로

회색 하늘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 하늘을 놓치고

미끄러져 허망한 땅위에 주저앉아

눈물로 녹아 내리는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