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용기 있는 사람들

시랑사랑 2016. 3. 30. 12:05

순한 양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아기 울음소리 밖에 없는

어린 양들이

풍찬노숙하며 외치고 있다

 

인륜에 대하여

인권에 대하여

인간의 양심에 대하여

 

거대 공룡의 국가도

눈 감고 뭉개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부끄러움을 일깨우고자

작은 몸을 다하여 분노하고

작은 힘들을 합하여

외치고 외치고 외치고 있다

 

누가 이 순박한 양들을 뿔나게 하는가

누가 이 힘 없는 양들이 행진하게 하는가

 

방초 동산을 뛰어 놀아야 할 양들이 

아스팔트 길 바닥에 나와

외치고 외치고 외쳐야 하는 기막힌 현실

행진하고 행진하고 순례해야 하는 막막한 세태

 

가진 것 하나 없이

받은 것 하나 없이

부름 받은 정의의 소명감 하나로

언제까지 일지 모를

험하고 외로운 자리를 지키는

한없이 한없이 용감한 사람들

 

(제1224차 정대협 수요집회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