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악어

시랑사랑 2016. 9. 8. 11:18

악어가 포악한 것을 이해하자

 

짧은 네 다리로 무거운 배를 끌며

답답하게 살다보니

아가리만 쩍쩍 벌어져 커져

공포의 화신이 되었구나

 

비겁하게 흙탕물에 숨었다가

조심스레 물 한 모금 마시는

아기사슴의 목통을

순식간에 덮쳐 물어뜯는구나

 

다 살자고 하는 일인데

사슴의 갈빗대가 목구멍에 걸려

눈물이 나오는 구나

정말 뜨겁고 비참하고 미안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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