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코 끝이 시린 한 겨울 내내
연인원 1,700만명은
각자의 몸 속 해의 분깃 심장에서
촛불꽃 한 송이씩 꺼내 들고
광화문 광장의 어둠을 밝혔습니다
광화문 광장 너머 청기와에 똬리를 튼
사이비 수구 유신 독재의 후진 좀비들이
이 땅을 숨 막히게 덮었던 탄압의 장막을
활활활 불태워 버렸습니다
하나 하나의 촛불은 바람에 흔들렸지만
수백만의 촛불은 바람에 춤을 추었습니다
하나 하나의 불꽃은 깜박거렸지만
수백만의 불꽃은 파도로 일렁였습니다
"국정농단 순실근혜를 탄핵하라!
국정원 검찰 개혁하라!
재벌 기득권 해체히라!
새누리당 사라져라!
반민주 반민중 수구 껍데기는 물러가라!"
한 사람 몇 사람의 목소리는 연약하지만
수백만의 연합된 함성은
우뢰를 몰고오는 천둥소리
그대로 하늘의 말씀이었습니다
삼천대천의 준엄한 명령이었습니다
누가 이러한 경천동지 외침을
거역하겠습니까 외면하겠습니까
추운 하늘의 별들도 반짝이며 조아리고
바람도 서슬퍼런 외침을 가슴에 품고 회오리 칩니다
마침내 마침내 마침내
광명천지 온 우주도 만장일치
1,700만 촛불의 외침과 탄원을
원안 그대로 그대로 통과시켜 주었습니다
사실은 오래 누적된 역사의 외침이었습니다
123년전 1894년 동학혁명의 수만 군사들이
일제의 무자비한 총구에 쓰러지며 외친 말씀입니다
98년전 1919년 3월1일 한민족이 태극기를 흔들며
일경의 야만스런 총질에 스러지며 부른 노래입니다
57년전 1960년 4월19일 독재에 항거하던 학생들이
경찰의 무책임한 총격에 넘어지며 외친 자유였습니다
37년전 1980년 5월18일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광주시민들이
개망나니 공수부대에게 무참하게 죽임 당하며 품었던 한이었습니다
30년전 1987년 6월10일 민주시민들이 군정종식을 부르짖으며
그나마 받아 낸 6.29 절반의 항복문서 였습니다
이 땅의 진정한 민주 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그 숭고한 민족의 바람이 오롯이 이루어 질 때까지
쓰러지고 쓰러지더라도 일어서고 또 일어설 것입니다
그리하여 백이십여년에 걸친 완전한 촛불혁명을
정유년 새 봄에 기어이 이루었습니다
지난 추운 겨울의 하늘에서
세계의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광화문의 활활 타오르는 촛불의 노도를
지축을 흔들어대는 자유와 정의의 함성을
세계의 구석구석 자기나라의 오지까지 전송하며
세계의 눈들을 온전히 붙들었습니다
그들은 보았습니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있는
광화문 광장의 1,700만 촛불꽃 혁명을
촛불이여
불꽃이여
영원히 타오르소서
아아 꽃이여
꽃이여
영영히 피어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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