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편의 시를 쓰고
만인보를 짓던 원로가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던 대시인이
민주와 인권을 위해
옥고까지 치른 정의의 투사가
고작 젊은 여인들의
수치심과 두려움을
헤아리지 못했다니
참 허망한 노릇이다
시가 다 무엇이며
명성이 다 무엇인가
정의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알맹이 빠진
헛껍데기 미사려구
다 부질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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