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이기적인 해

시랑사랑 2018. 3. 3. 13:00

해는 이 세상이

끔찍히 싫은가 보다

아침부터 멀리 수평선 너머 떠올라서

하루 종일 달아나듯이

하늘 높이 떠돌다가

저녁에는 산 넘어 멀찌기 넘어간다

 

이 세상의 먼지 하나 물 한방울

묻히기 싫어

높이서 멀리서 내려보기만 할 뿐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해는 아예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해의 사랑이 너무 뜨거워

이 세상이 타버릴까 봐

가까이 오지 못하는

외롭고 그리운 해의 마음을

나중 나중에야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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