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이야기

생명의 마라톤

시랑사랑 2019. 1. 27. 19:27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모르고 닥치는 대로 살아왔지 알고는 못살 세상이었다

불안과 걱정 속에서 노심초사 살아 온 세월이었다

간혹 따스한 햇빛에 위로받고 달콤한 잠에 빠지고 어쩌다 맛난 음식을 얻어 먹었지만 그것은 고단한 노역 중에 주어지는 잠깐의 휴식시간 같은 것일 뿐

그런 고단한 인생을 살아 오고서도 나는 왜 손자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결혼한 자식을 종용하는 것일까

나이들어 늙어 젊은 날의 고통을 다 잊은 것일까

자가당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렇게 자기모순에 빠진 나는 무엇인가

 

우리 모두는 뭣 모르고 무작정 태어난 대책없는 존재들이다

본격적인 인생의 쓴맛을 보기전에 새끼들을 먼저 낳는 인생의 순서가 정말 오묘하다

남여는 짜릿한 애무의 댓가로 새끼들을 떠안고 그런 새끼들 때문에 죽을래야 죽을수도 없이 인생의 모든 쓴맛을 뒤집어 쓰고 살아야 한다

우주에 어떤 존재가 있어 인간들에게, 아니 생명들에게 이런 기막힌 프로그램을 심어 놓았나

이렇게 대대로 대를 이어 종말에 어떤 것을 보여주려고 지난한 릴레이를 시키는 것일까

종말에 종말 밖에 없다면 이렇게 끈질기게 생명의 사슬을 이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종말에 찬란한 영광, 승화된 고차원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어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뛰고 있는 생명의 마라톤이라고 믿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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