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마냥 푸르러 지는데
봄이 왔다고 꽃은
지천으로 흐드러지는데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대는 홀로 돌아 서
붉은 피를 토하고 있는가
붉은 눈시울 적시며
사뭇 피눈물을 흘리는 것인가
하늘은 철 없이 푸르고
햇빛은 공연히 눈 부신데
멀리서 바람 불어 와
말 없이 투명 손수건 내밀어
붉은 눈물 닦아주네
응어리진 붉은 가슴 쓰다듬네
피에 젖은 손 잡아 흔들며
함께 흐느끼네
봄비야 내려라
봄비라도 흠뻑 내려라
붉은 뜨거운 가슴 달래 주어라
아직도 마르지 않는 피눈물
씻겨 주어라
봄비야 봄비야
너에게 영혼이 있다면
너에게 양심이 살아 있다면